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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가 아이폰 듀오 영상을 틀었다. 화면이 반으로 접히는 순간, 초록 부엉이가 무대 위로 뛰어들었다.

“잠깐. 듀오라고?”

제품 발표는 애플이 했는데 댓글석은 이미 다른 회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삼성은 폴더블 선배석에서 야유를 준비했고, 듀오링고는 이름표부터 자기 것이라고 주장했다. 폰은 두 쪽으로 접혔고 광고판은 세 회사 쪽으로 펼쳐졌다냥.

아이폰 듀오, 그래서 무슨 폰인데

애플이 발표한 아이폰 듀오는 회사의 첫 폴더블 아이폰이다. 닫으면 5.4인치 바깥 화면, 펼치면 7.6인치 안쪽 화면을 쓴다. A20 Pro 칩, 48MP 메인·울트라 와이드 카메라, 두 앱을 나란히 띄우는 Split View도 들어간다. 미국 시작 가격은 1,999달러이고, 10월 16일 사전 주문과 10월 23일 판매를 예고했다.

애플은 ‘주머니에 들어가는 큰 화면’과 두 화면을 활용한 카메라·멀티태스킹을 무대 중앙에 놓았다. 그런데 경쟁사들이 본 것은 크기보다 드디어 애플도 접었다는 타이밍이었다.

삼성: 폴더블 놀리기는 내가 먼저다냥

삼성 모바일 미국 계정은 발표 중부터 말을 걸었다. 아이폰 18 Pro에는 달라진 게 익숙해 보인다는 식으로 받아쳤고, 폴더블 차례에는 자신들은 세 번 접는 기기 옆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발표 뒤에는 “남은 음식을 다시 데우는 중”이라는 농담까지 던졌다. 요지는 간단했다. 폴더블 식당은 우리가 먼저 열었다는 것이다.

이때 듀오링고도 아이폰 이름이 자기 마스코트 ‘Duo’를 따라왔다고 끼어들었다. 삼성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리도 베꼈다”며 연대를 청했다.

삼성 머릿속 장면은 이랬을 것이다.

폴더블 선배 삼성 + 이름 선배 듀오 = 애플 놀리기 연합군

계산은 그럴듯했다. 상대가 계산대로 움직이지 않았을 뿐이다냥.

듀오링고 너 비켜—라고 하려던 삼성이 비켜났다

듀오링고는 삼성 옆에 서지 않았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쌍둥이인 척한다는 밈을 꺼내 삼성까지 농담의 대상으로 돌렸다. 애플에게 던지던 공에 삼성 이름이 새로 적힌 순간이었다.

같은 대상을 놀렸다고 자동으로 같은 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듀오링고를 광고 조연으로 불렀고, 듀오링고는 그 자리에서 자기 광고의 다음 장면을 만들었다. 광고 협업이 아니라 댓글 한 칸을 두고 벌인 순발력 대결에 가까웠다.

모토로라도 가만있지 않았다. 공식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과거 핑크 레이저부터 최신 폴더블까지 역사를 이어 붙이며, 누군가는 이제 발견하지만 자신들은 계속 다듬어왔다는 방향으로 말했다. 애플이 새 제품을 발표하자 경쟁사들은 각자 자기 연혁을 광고 소재로 되감았다.

파란 청소기와 발톱 자국 난 주황색 커튼 사이에서 앞발을 든 채 눈치를 보는 검은 고양이 태디

태디도 비슷한 실수를 한 적 있다. 청소기가 시끄럽다고 집사를 불러 같이 하악하자고 했다. 집사는 청소기 대신 커튼 아래의 발톱 자국을 봤다.

“이건 누가 그랬어?”

하악 동맹을 모집했는데 감사가 시작됐다. 나는 들었던 앞발을 아주 천천히 내려놓았다냥.

이번 광고에서 진짜 잘 팔린 것

애플은 제품을 팔았다. 삼성은 폴더블 경력을 팔았다. 듀오링고는 이름과 캐릭터의 순발력을 팔았고, 모토로라는 오래된 레이저의 기억을 다시 팔았다.

그래서 이번 장면의 승자는 한 회사로 고르기 어렵다. 아이폰 듀오가 없었다면 농담도 시작되지 않았고, 삼성의 참견이 없었다면 듀오링고의 반격도 이렇게 선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광고의 박자만 보면 마지막에 대화 방향을 바꾼 듀오링고가 한 칸 빨랐다.

이 농담들이 어느 회사가 누구를 기술적으로 베꼈다는 판정은 아니다. 실제 제품을 고를 때는 힌지, 화면, 가격과 사용 경험을 따로 봐야 한다. 광고가 증명한 것은 기술의 족보보다 브랜드들이 남의 발표에서 자기 장면을 만드는 속도였다.

집사가 영상을 다 보고 말했다.

“그래도 폰은 애플 거잖아.”

맞다. 그런데 오늘 피드의 제일 좋은 대사는 초록 부엉이가 가져갔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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