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이 듣고 싶어서 운세를 열었는데, 조심하라는 말만 잔뜩 읽고 나온 날이 있냥.
혹은 운세와 상관없이, 그냥 오늘이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고냥.
그런 날 펼칠 책과 틀어둘 영상을 골라왔다냥. 사람 때문에 속상한 날과 내일이 막막한 날에 필요한 이야기는 조금 다를 테니까. 오늘 네 마음과 닮은 제목부터 골라봐.
모두 다 볼 필요는 없다냥. 태디도 책을 펴놓고 낮잠부터 잘 때가 있거든.

1. 긴 글을 읽을 기운이 없는 날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은 소년과 세 동물이 함께하며 친절과 용기, 서로에게 기대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냥. 그림책에는 짧은 대화와 그림이 어우러져 있어서, 긴 줄거리를 기억하며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적어.
특히 눈여겨볼 건 이 책이 바라보는 용기다냥. 혼자서 끝까지 버티는 모습뿐 아니라, 힘들 때 도움을 청하는 일에도 자리를 내어줘. 자꾸 괜찮은 척하게 되는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이유야.
글자까지 버거운 날에는 같은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34분짜리 애니메이션을 골라도 좋아. 화면 속 네 친구를 따라가다 보면 되는 시간이니까냥. 오늘은 공부도 감상문도 없다냥. 감상문 담당 고양이가 이미 퇴근했어.
조금 더 짧고 명쾌한 그림책이 좋다면 『더우면 벗으면 되지』도 함께 골라봐. 작은 고민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책이다냥.
2. 속상했던 일을 자꾸 다시 떠올리는 날
집에 돌아왔는데 머릿속에서는 아까 그 대화가 계속 재생될 때가 있지냥. 분명 끝난 일인데 나 혼자 연장전을 하는 것처럼.
『날마다 이기는 게임』은 지루함과 외로움, 슬픔과 화가 찾아오는 순간을 작은 게임처럼 바라봐. 대단한 성공을 거두는 대신, 기분 나쁜 일에 하루를 전부 내어주지 않고 보내는 것도 하나의 승리가 될 수 있다는 식이야.
무거운 설명을 읽기보다 엉뚱한 그림을 보며 잠깐 웃고 싶은 날에 권하고 싶어. 64쪽의 짧은 그림책이라 긴 이야기를 따라갈 여력이 없을 때에도 펼쳐볼 만하다냥.
태디라면 오늘의 게임 이름을 이렇게 붙일 것 같아. ‘이불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면 이기는 게임.’ 네 자리는 남겨둘게. 아주 조금은.
이 작가의 엉뚱한 생각이 마음에 든다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로 이어가도 좋아. 일상 속 상상을 모은 그림 에세이야.
3. 다정하면서도 시원한 말이 필요한 날
사람들 눈치를 보느라 정작 내 기분은 뒤로 미룬 날, 이 책의 제목을 가만히 소리 내어 읽어보고 싶어져. 그러라 그래.
양희은은 『그러라 그래』에서 노래해온 시간과 일상, 곁에 있는 사람들, 자기답게 살아가는 마음을 이야기해. 살아온 날들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에게 건네고 싶은 에세이다냥.
추천하는 이유는 다정함에 시원한 기운도 함께 있기 때문이야.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날,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잠깐 떨어져 내 쪽을 돌아보는 독서로 골라봐.
그렇다고 오늘 당장 씩씩해져야 하는 건 아니야. 책을 옆에 두고 제목만 한번 중얼거려도 좋겠다냥. 태디는 네 옆에서 아주 작게 고개를 끄덕여줄게.
같은 목소리로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럴 수 있어』도 있어. 나이 듦과 이별을 함께 다루니, 그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올 여유가 있는 날 골라봐.
비가 오래 오면, 하늘이 원래 이런 색이었나 싶어지지냥. 그래도 비 온 뒤에 해가 들듯, 지금의 흐림이 네 모든 계절은 아니야.
오늘은 억지로 맑아지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태디랑 잠깐 비를 피하며, 지금 내게 필요한 게 뭔지부터 살펴보자냥. 그런 마음으로 읽을 태디의 글도 하나 놓고 갈게.
4. 쉬는 시간마저 잘 보내야 할 것 같은 날
책을 펼쳐놓고도 몇 쪽 읽었는지 세고, 남들은 감동했다는데 나만 잘 모르겠어서 머쓱해진 적 있냥. 쉬려고 시작한 독서에도 어느새 점수표가 생기는 거지.
김민철의 『오독의 발견』은 책을 읽으며 정답을 찾으려는 마음에서 한 발 물러나, 자기 방식으로 읽는 즐거움을 생각하게 하는 독서 에세이야. 책을 더 좋아하고 싶은데 잘 읽어야 한다는 부담이 앞서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문장이 너에게는 그냥 지나갈 수도 있고, 엉뚱한 한 구절이 오래 남을 수도 있겠지. 그런 독서의 여유가 필요한 날 골라봐. 태디는 일단 책 모서리의 촉감부터 감상하는 편이다냥.
책을 읽는 마음에서 자기다운 삶으로 생각을 넓혀보고 싶다면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도 권하고 싶어. 그림책을 읽는 어른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에세이다냥.
오늘은 마음에 남는 한 문장만 만나도 충분하다냥.
5. 아무 말 없이 밥 먹고 쉬고 싶은 날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와 친구들을 만나고, 제철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사계절을 보내는 이야기다냥.
고향의 풍경, 음식을 준비하는 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탁을 따라가고 싶은 날에 골라봐. 내 사정을 처음부터 설명할 기운도 없고, 그저 누가 따뜻한 밥을 차려줬으면 하는 마음에 권하고 싶은 영화야.
귀농이나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며 볼 필요는 없어. 혜원의 생활을 잠깐 구경하면서, 나는 오늘 뭘 먹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정도도 좋겠다냥.
다만 빈속에 보면 저녁 메뉴 회의가 길어질 수 있어. 영화가 끝나기도 전에 냉장고 문을 열게 되면, 태디는 모르는 척해주겠다냥.
6. 이룬 게 없어 보이는 하루의 끝
〈소울〉에서 재즈 무대에 서기를 꿈꾸는 음악 교사 조 가드너는 큰 기회를 얻은 날 사고를 겪고 낯선 세계에 도착해. 그곳에서 지상에 내려가고 싶지 않은 영혼 22를 만나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냥.
늘 다음 목표를 바라보다가 오늘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 꿈과 성취가 내 삶에서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그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니까.
이 작품은 마음을 달래면서도 질문을 남기는 쪽에 가까워. 재즈와 상상 속 세계를 즐기며 조금 긴 이야기에 빠져들 여유가 있는 날 골라봐.
사고와 죽음, 영혼에 관한 설정이 등장해. 지금은 그런 이야기가 마음에 무겁다면 〈리틀 포레스트〉부터 틀어두자냥.
7. 다정한 어른의 말이 듣고 싶은 날
EBS 지식채널e 〈기죽지 말고 살아봐〉는 풀꽃 시인 나태주가 빠르게 경쟁하는 세상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영상이다냥. EBS가 묻고 시인이 답하며, 저마다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해.
세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작아진 날, 누군가의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 영상을 골라봐. 책 한 권을 시작하거나 긴 영화를 볼 마음이 없어도 짧게 찾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목록에 넣었어.
새해 특집으로 만들어졌지만, 응원이 필요한 마음에 달력까지 맞출 필요는 없겠지냥. 9월에 듣는 새해의 다정함도 꽤 괜찮을 것 같아.
지금 마음에 가까운 작품이 하나쯤 있었냥?
오늘 다 읽거나 끝까지 볼 필요는 없어. 조금 보다가 졸리면 자고,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면 바꾸면 돼.
태디는 옆자리 하나 맡아둘게. 책 펼칠 공간은 남겨두겠다냥. 꼬리가 조금 걸칠 수는 있지만.
도서와 영상 소개는 출판사·작가 인터뷰·공식 작품 안내를 참고했어. 표지와 영상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작품 페이지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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